그런 줄 알았다.
그런 줄 알아서 그러지 못했고 그런 줄 알아서 그렇게 살고 있는 줄 알았다.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인정받길 바랐고 나의 존재감을 타인을 통해 확인하고 그들로 인해 존재하길 바랐다. 언제나 내 행동과 가치관의 기준은 타인에게 있었고 세상에 있었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내가 이 세상에, 내 세상에서 가치 있는 존재로 머무를 유일한 방법인 듯이..
그런 줄 알았다.
그러한 삶의 방식은 때때로 나를 흔들었고 옅은 바람에도 주체할 수 없이 휘청거렸다. 삶은 뿌리 내리지 못한 채 부유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길을 잃고 공허의 골목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채우기 위해 치열했던 그 시간들은 나를 더욱 궁핍하게 만들었다. 실체 없는 엄중한 잣대는 나를 재단했고 그 잣대는 더 엄중하게 타인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나의 가치를, 존재를 타인에게서 찾으려 했고 갈구했다. 자신을 속이고 세뇌시키며 점점 더 껍데기뿐인 존재가 되어갔다.
나는 나에게서 점점 소외되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