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홈페이지에 부부 누드 사진을 개재해 크게 논란이 되었던 김인규(60세) 작가가 7번째 개인전을 연다.
당시 미술교사였기에 더욱 논란의 중심에 섰는데 지금은 교사를 그만두고 작업에만 전념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이제야 본격적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을 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그의 그림은 그가 사는 지역의 일상적인 풍경을 소재로 하고 있다.
교사를 그만두고 학교를 떠나자 동네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그때그때 느낌에 따라 산책하며 만나는 풍경을 핸드폰으로 촬영하여 작업실로 돌아와 화폭에 옮긴다.
그는 풍경을 핸드폰에 담긴 그대로 그려내지만, 그것을 금새 뭉게거나 덧칠하고, 심지어는 리무버로 닦아내고 찢었다가 꿰메어 보수하기도 한다.
초벌로 그려진 풍경은 오히려 그런 작가의 행동의 배경 화면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것은 그럴듯해 보이는 도시와 건축들이 끊임없이 손상되거나 훼손되기도 하고 개보수되고 있는 그 이면을 드러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도로만 봐도 끊임없이 뜯었다 덮었다 하면서 덧대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가는 그처럼 초벌로 그려진 풍경을 끊임없이 개보수를 하면서 점차 자신에게 낯익은 풍경이 되어간다고 한다.
삶의 단편들이 살아가면서 풍경에 녹아들듯이 말이다. 돌이켜보면 그것은 논란이 되었던 부부 누드의 노출의 맥락하고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되는데, 그는 당시 만들어지고 가꾸어진 몸매 이면의 맨몸이 가진 있는 그대로의 속살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고, 그것이 진실이고 어쩌면 진정한 아름다움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실제 그의 사진 속의 아내의 몸엔 제왕절개의 흔적으로 흉터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거기에는 감춰졌던 것들이 드러나는 낯설은 충격이 있지만, 몸이 가진 본래의 느낌과 감성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드러난다. 그는 이제 일상으로 돌아와 그가 살고 있는 마을의 풍경을 마주하면서 여전히 그런 미적 탐구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